세월의 긴 담장을 끼고 걸었습니다
어두워지며 멀리에 가까이에
사람들이 키운 불빛 흐느끼고
그때마다 그림자의 어깨 흔들거렸습니다
낡은 구두 뒤축 쓸쓸한 끌림처럼
한 세상 아득하게 저물었습니다
사는 일이 도무지 外道만 같아
돌아갈 곳 있으려니 생각했습니다
고단함 접고 따뜻하게 몸 풀며
다 지나간 얘기야
도란거릴 수 있으려니 믿었습니다
제가 너무 만만하게 여겼나요
숨차고 지쳐 그만 주저앉고 싶은데
한사코 담장은 끝날 줄 모르고
** 법대 다니던 시절 끼고 다니던
강연호 님의 비단길에 실린 시입니다
사진은 빛그림 사진여행 카페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