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2009. 10. 5. 09:55








세월의 긴 담장을 끼고 걸었습니다

어두워지며 멀리에 가까이에

사람들이 키운 불빛 흐느끼고

그때마다 그림자의 어깨 흔들거렸습니다

낡은 구두 뒤축 쓸쓸한 끌림처럼

한 세상 아득하게 저물었습니다



사는 일이 도무지 外道만 같아

돌아갈 곳 있으려니 생각했습니다

고단함 접고 따뜻하게 몸 풀며

다 지나간 얘기야

도란거릴 수 있으려니 믿었습니다



제가 너무 만만하게 여겼나요

숨차고 지쳐 그만 주저앉고 싶은데

한사코 담장은 끝날 줄 모르고





**  법대 다니던 시절 끼고 다니던 
     강연호 님의 비단길에 실린 시입니다
     사진은 빛그림 사진여행 카페에서 퍼왔습니다.

Posted by 無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