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생각과 일2012. 4. 26. 16:24

 

 

 

 

 

 

4월 24일 밤 10시 30분, 왕십리 CGV, 7관 J열 11, 12번 좌석

애들 어머니께 맡기고.

다녀오니 서연이 주연이 둘 다 자고 있었습니다.

주인공 이름이 양서연이죠? ^^

 

 

 

 

 

재미있었어요^^

저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테고,
저도 분명 첫사랑이 있는데..

 

영화처럼
애틋한 에피소드들이나 안타까운 오해가
없었기 때문인지...

그렇게 애틋하거나 안타깝게
가슴에 남아있지 않은 거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그 정도는 생각했는데..
그 첫사랑을 다시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안 보는게 낫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영화를 보면서
나는 어땠나... 하고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납뜩이 케릭터가 참 기억에 남아요^^
꼭 그런 비슷한 친구가 있었어요.
첫사랑이 아니라
그 친구에게나 연락을 해봐야겠어요.

 

 

 

 

 

 

아내는 별로 재미 없었다는 평을 하던데
같이 본 영화 중에 게중 가장 잘 집중했던 걸 보면
재밌으면서 일부러 심드렁하게 말한 듯도 합니다.

 

 

 

 

 

 

전 이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던데요.

첫 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하는 장면..

약속이 이렇게 술술 잡아지는 일은 참 신비한거죠.. ^^

 

빈 집 장면도 좋았습니다.

 

 

 

 

 

 

영화에 대한 결론적인 느낌은
마지막도 구질구질하지 않게 쿨하게 헤어지고,
각자의 삶을 또 살게되는 것으로 끝나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나 기억을
오래 붙들고 있지 않은 걸 보면
저도 꽤나 정이 없고 냉정한 사람이구나... 싶습니다.

 

아.. 그리고.

 

전람회 노래 좋더군요!!

 

중 3 어느날 처음 삼성 마이마이에 카세트를 꼽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던 날의 충격이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어폰을 꼽자마자 귀가 아니라

머리 속을 온통 가득 채우면서 맑게 울리던 음악소리..

 

 

 

 

 


 

Posted by 無逸
삶과 생각과 일2012. 4. 26. 10:28

 

 

 

 

 

 

이제 조금씩 456GT 탈락의 아픔을 잊어가고 있습니다.

 

4월 25일

어제 부산에 출장을 갔답니다.

출장 목표는 범내골역 근처에 있는 모 기관...

 

부산에 모처럼 가는데 뭘 먹을까 조금 생각해봤죠.

 

전에 부산역 근처에서 먹었던 밀면은 생각보다 그냥 그랬던 기억이 있었는데,

부산이 고향인 회사 동료가 돼지국밥을 권하시더군요.

 

제주도에서 먹어본 고기국수가 아주 훌륭했던 기억이 있어서

반가지만...

유명하다는 쌍둥이 돼지국밥집은 대연역 근처라서

범내골역에서 너무 멀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검색해본 결과 범내골역 한 정거장 옆인 범일역에

허영만 화백의 작품인 "식객"의 무대가 되었던 돼지국밥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마산식당이었습니다.

 

마침 비도 오고..

뜨끈한 돼지국밥 먹기에는 괜찮은 날이었습니다.

 

범일역 10번출구에서 나와서 인도 따라서 곧바로 걸어가면 왼편에 있습니다.

A가 목적지입니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15분 경.

국밥은 모두 6,000원이었습니다.

 

객이 아니라 주변 분들인 듯한 손님들이 많이 있더군요.

사람이 많아서 익숙하게 다른 손님과 합석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왠 아저씨와 한 상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ㅎㅎ

 

주문 후 약 2~3분만에

받아본 돼지국밥은 ....

 

 

 

 

 

대수롭지 않은 시장통 국밥 모양새인데...

비게가 붙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있다는 것 정도가 차이가 있더군요.

 

첫인상은 조금 그냥 그저 그런..

맛은.. 돼지 특유 냄새 없이 고소한 국물이 괜찮았습니다.

 

상에 보이는 부추 무침과 새우젖을 넣고

후후 불면서 후루룩 소리 내며 먹으면

국밥 먹는 맛이 제대로 나죠 ㅎㅎ

 

원래 내공 있고, 정직한 방법으로 맛을 낸 음식은

첫술에 눈이 번쩍 뜨일만한 자극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기국물인데도 텁텁하지 않고,

먹고나서도 부담없는, 잡내 없고 고소한 고기의 맛이 기억에 남는 수수한 국밥이었습니다.

 

빈 반찬그릇 두 개가 보이는데 김치와 깍두기를 덜어먹을 그릇입니다.

밥을 말지 않고 따로 주는 따로국밥도 있더군요.

꼭 먹어봐야할 맛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한 끼 든든하게 먹었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한

괜찮은 맛이네요.

 

 

 


 

한참을 두리번 거려서

허영만 화백의 서명을 찾아냈습니다^^

잘 안 보이는 곳에 덩그러니...

 

하트에서 일가를 이룬 화백 다운 포스가 풍기는 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

 

 

마산식당 방문기였습니다.

 

 

 

Posted by 無逸
삶과 생각과 일2012. 3. 7. 16:28




공자는 예순 살이 되면 이순(耳順)이라고 했습니다.

귀가 순해진다는 것인데, 그 뜻은 여러 가지로 풀이됩니다.

남의 말을 들으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고도 풀고,

혹은 무슨 말을 들어도 거슬리는 바가 없는 경지라고도 풀죠.



공자라면 이순이 됐을 것 같습니다. 당대의 성인이요 지혜로운 스승의 대표 아니 당연할 듯 싶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이순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큰일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와 경륜이 없는 사람이

자기가 이순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만을 넘어 위험한 일입니다.

살만큼 살았고 알만큼 알고 있으니 다른 사람 말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이런 위험한 사람입니다.

동요가 없으니 겉모양은 이순으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실은 전혀 듣지 않기 때문에 거슬리지 않는 것입니다.

고집불통일 뿐이죠.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지 6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경륜과 지혜가 쌓였을 법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이순이 되려면 한참 먼 것 같습니다.

그것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유행어인 왕따라는 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인터넷 세상에서도 왕따와 신상 털기가 일상다반사가 돼버렸습니다.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바로 해코지 하고 남의 말은 하나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그야말로 고사성어일 뿐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곳에서 “따”가 넘쳐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모두를 따 시키고 왕따 당하는, 루소가 가정한 원시사회와 다를 바 없습니다.

유독 좀 더 심하게 당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젊은이들만 그런가요?

나라를 이끌어 간다는 꽤 연륜 있어 보이는 사람들도 다른 이의 말을 듣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주장만 할 뿐 남의 말을 듣거나 타협하려 들지 않습니다.

설득이 아무 소용없다고 지레 포기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설득 당하려 하지 않는 사람을 절대 설득할 수 없다고 했었습니다.

정치권이나 시민 사회단체, 노동조합, 재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날 선 주장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쪽은

곧바로 서민의 적, 노동자의 적, 민주주의의 적으로 매도되고 맙니다.

배려와 타협은 변절로 치부되죠.

자신들 안에서도 전혀 타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기된 주장의 수만큼 계파가 나뉘게 됩니다.

계파간의 이해는 평행선으로 대립하며

이것이 노동계 및 운동권 내부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기업인들은 당장 조금만 비용이 더 들라치면 무조건 반대하고 나섭니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은 관심 밖인가봅니다.



남 탓 하지 말고 조금씩 겸손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직 말하기 보다는 더 많이 듣고, 들리는 말을 잘 이해하고자 노력해야할 단계이지,

이순의 경지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하지 않을까요?

반드시 관철해내겠다는 식으로 선을 긋지 말고,

상대방 말이 일리가 있다면 설득 당해 줘도 좋다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공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끝>


※ 직장에서 일 삼아 썼습니다. 결재가 되면 누구 이름으로 나가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내 글이라고 할 수 있는 지금 상태 그대로 한 번 올려봅니다.

※ 소개하고 싶은 글이 있어서 링크를 걸어봅니다.
http://news.donga.com/3//20061216/8385775/1






Posted by 無逸
좋아하는 시2012. 3. 7. 16:23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김사인


Posted by 無逸
옛 일들2012. 2. 22. 14:11


저는 민족주의자는 아닙니다만..

거짓된 역사를 배우는 것은

제 자신의 삶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숭고한 희생과 노력을 도둑질해서는 안된다고 믿습니다.








Posted by 無逸
도구와 기계2012. 1. 16. 19:21





QM클럽 닉네임은 연이아빠입니다^^

QM클럽 사진게시판에 올린 사진입니다.


저의 QM5는 가솔린 2.5 라바그레이 색상이죠!


12월 15일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받으러

정비소에 다녀왔습니다^^

마장동 도선사거리 쪽에 있는 정비소였습니다.

아주 친절하시던걸요~

차 들어올릴 때도 바디킷 상하지 않게 조심조심 하시고,

이것 저것 꼼꼼히 봐주시고, 엔진오일 갈아주시고,

그랬습니다.


처음엔 직영인 성수사업소에 가려고 했는데,

예약이 힘들어서 가까운 곳으로 갔습니다.

지금은 가까운 곳으로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작년인 2011년 5월 4일에 차 뽑고

간간이

비도 많이 맞고, 물 웅덩이도 많이 지나고 했는데

아직 깨끗한 차 바닥을 보니

흐뭇했습니다^^




깔끔 깔끔~




8개월 탄 차 치고는 괜찮죠?

별도로 돈들여 하체를 보강한 차가 아닌 순정상태 그대로지만

적절하게 언더코팅이 돼있고, 방음 패드도 꼼꼼히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고 있나? 현대 기아!!


마지막 사진은 잘 보면 엔진오일 빼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받아내는 깔때기가 이색적이네요



 


※ 사진 촬영은 저의 아끼는 전화기 hTC DESIRE가 애써주었습니다^^




Posted by 無逸
삶과 생각과 일2012. 1. 16. 11:14


한겨레의 아침햇발 칼럼을 읽다가 퍼옵니다.
정영무 선생님의 글을 늘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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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입시가 폭력을 부추겨도
부모가 아이를 진정 성적표보다
아낀다면 비극은 덜할 것이다

    
                                                                                                                  » 정영무 논설위원 (2012. 1.10. 19:22)
   
 
새끼 낙타가 묻는다. 우리 발바닥은 왜 이리 크지? 그리고 등에 큰 혹은 왜 나 있지?
어미 낙타가 알려준다. 그것은 사막을 잘 가도록 한 것이야.


새끼 낙타는 묻는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기(동물원)에 있는 거야?


학교에서 일어나는 소동은 베르베르의 소설 <웃음>에 나오는 이 이야기에 많은 부분이 담겨 있다. 한창 팔팔할 시절의 아이들을 교실과 학원의 우리에 가둬놓고 성적으로 줄세우기를 하니 문제가 안 생길 수 없다. 청소년기는 누구나 혼란과 방황을 겪는 시기다. 존중과 배려를 잘 가르친다는 선진국에서도 학교폭력은 일어난다. 하물며 단속과 엄벌이 해답이 될 수 없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우리 사회는 무한경쟁에 노출돼 있고 패자는 짓밟힌다. 살아있으되 유령처럼 쪽방과 고시원에 내팽개쳐진 비존재로 존재한다. 비존재의 나락은 기성세대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불안과 공포와 차별의 대상이다. 세상이 그런데 학교만 온실처럼 남기를 바랄 수는 없다. 결국 비존재가 존재로 흡수될 때,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생존권과 존엄을 가질 때 학교폭력도 수그러들 것이다. 올해처럼 복지 민심이 팽창하고 그것을 구현할 정치적 계기가 존재하는 시기도 드물다. 지금의 아이들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삶의 하한선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세상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지만 부모는 변할 수 있다. 중고생 아이가 있는 집은 화내는 아빠, 잔소리하는 엄마가 지배하는 단절의 공간일 가능성이 크다. 아이를 위한다고 하지만 아이 자신보다 시험성적이란 결과물을 더 애지중지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이나 학생들 문제로 상담을 하는 이들은 “부모들이 내 아이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상상도 못했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무리 경쟁과 입시가 폭력을 부추겨도 부모가 아이를 진정으로 성적표보다 아낀다면 비극은 훨씬 덜할 것이다.


몇 해 전 아이가 고등학교 올라갈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설 상담소를 찾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집중상담과 한방처방을 결합해 성가를 날리던 곳인데, 스트레스 진단기의 전기자극에 대한 반응도가 중학생은 평균 70으로 떨어지고 고등학생은 50 이하로 내려가는 아이들이 많을 정도로 주눅이 들어 있다고 했다. 만성적인 수면부족, 두통, 소화불량 등으로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떨어지고 그 결과 아이들이 무기력해진다.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이기기 위한 교육, 곧 오로지 남보다 우수한 성적을 내도록 몰아붙이는 ‘학습 폭력’ 탓이다. 집에서 학업 스트레스를 거의 주지 않았던 우리 아이는 반응도가 100으로 드물게 정상으로 나왔다. 그 뒤로 성적을 묻거나 따지지 않았으며 그 선택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아이가 부모 욕심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학업 스트레스로 의욕과 자신감을 잃거나 마음의 상처를 깊게 입어 결과적으로 더 큰 것을 놓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현실적으로 입시에 투자한 비용 대비 효과는 과거 성장시대에 훨씬 못 미치고 불확실하다. 학교교육은 능사가 아니며 대졸 신입사원이 대기업 임원이 될 확률은 0.6%밖에 안 된다. 10년 전 공부 말고 구원받을 수 있는 건 없으니 목숨 걸고 해보라고 외쳤던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회장은 “목숨 걸고 공부해도 소용없어요. 신자유주의 시대에 기득권층 뒷다리 잡고 편하게 살자는 발버둥에 불과해요”라고 한다. 그는 대학 잘 가는 건 경쟁력 요소의 하나일 뿐 그리 큰 경쟁력은 아니라며 오히려 깽판도 좀 칠 수 있는 아이들한테 미래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인다.


“그런데 우리는 왜 여기(동물원)에 있지” 하고 어미 낙타가 새끼 낙타에게 물었으면 한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Posted by 無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