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2009. 12. 10. 16:29

 

If


If you can keep your head when all about you
Are losing theirs and blaming it on you;
If you can trust yourself when all men doubt you,
But make allowance for their doubting too;
If you can wait and not be tired by waiting,
Or, being lied about, don't deal in lies,
Or, being hated, don't give way to hating,
And yet don't look too good, nor talk too wise;

If you can dream - and not make dreams your master;
If you can think - and not make thoughts your aim;
If you can meet with triumph and disaster
And treat those two imposters just the same;
If you can bear to hear the truth you've spoken
Twisted by knaves to make a trap for fools,
Or watch the things you gave your life to broken,
And stoop and build 'em up with wornout tools;

If you can make one heap of all your winnings
And risk it on one turn of pitch-and-toss,
And lose, and start again at your beginnings
And never breath a word about your loss;
If you can force your heart and nerve and sinew
To serve your turn long after they are gone,
And so hold on when there is nothing in you
Except the Will which says to them: "Hold on";

If you can talk with crowds and keep your virtue,
Or walk with kings - nor lose the common touch;
If neither foes nor loving friends can hurt you;
If all men count with you, but none too much;
If you can fill the unforgiving minute
With sixty seconds' worth of distance run -
Yours is the Earth and everything that's in it,
And - which is more - you'll be a Man my son!


                                              Rudyard Kipling


# 워 워.. 이럴 수 있을까? 좋아하는 시는 아니다.
시라기 보다는 교훈 어록 같은.. 미국 애들 이런 말들 좋아하는 듯..
그래도 첫 연 내용이 와 닿아 남겨본다.


Posted by 無逸
좋아하는 시2009. 12. 10. 12:52




휴일의 대부분은 죽은 자들에 대한 추억에 바쳐진다.

죽은 자들은 모두가 겸손하며, 그 생애는 이해하기 쉽다

나 역시 여태껏 수많은 사람들은 허용했지만

때때로 죽은 자들에게 나를 빌려주고 싶을 때가 있다

수북한 턱수염이 매력적인 이 두꺼운 책의 저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불행한 생을 보냈다, 위대한 작가들이란

대부분 비슷한 삶을 살다 갔다, 그들이 선택할 삶은 이제 없다

몇 개의 도회지를 방랑하며 청춘을 탕진한 작가는

엎질러진 것이 가난뿐인 거리에서 일자리를 찾는 중이다

그는 분명 그 누구보다 인생의 고통을 잘 이해하게 되겠지만

종잇장만 바스락거릴 뿐, 틀림없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럴 때마다 내 손가락들은 까닭없이 성급해지는 것이다

휴일이 지나가면 그뿐, 그 누가 나를 빌려가겠는가

나는 분명 감동적인 충고를 늘어놓을 저 자를 눕혀두고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저녁의 거리로 나간다

휴일의 행인들은 하나같이 곧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다

그러면 종종 묻고 싶어진다, 내 무시무시한 생애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 거추장스러운 마음을 망치기 위해

가엾게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흙탕물 주위를 나는 기웃거렸던가!

그러면 그대들은 말한다, 당신같은 사람은 너무 많이 읽었다고

대부분 쓸모없는 죽은 자들을 당신이 좀 덜어가달라고


                                                         - 기형도 -

Posted by 無逸
노동과 법2009. 12. 8. 10:33






촉의 재갈량이 출사표를 던지고 마지막 북벌을 나설 때..
위(魏)를 몰아내고 한(漢)의 후예가 삼국을 통일하기를 바라던 사람들은 그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었었다.

당과 신라의 대군이 계백의 5천을 전멸시키고 사비성에 들이닥쳤을 때..
많은 백제의 사람들은 주변의 큰 성들에 아직 수십만의 백제군이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조선시대 세조의 찬탈을 슬퍼하며 단종을 왕으로 모시고 싶었던 사람들은..
명나라 사신을 맞는 연회에서 칼을 차고 세조 옆에 설 수 있을 줄 알았다고 한다.

남한산성에 갇혀 청군에 저항하던 선조와 신하들은..
의주의 임경업과 삼남의 많은 병력들이 곧 구원하러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다고 한다.

그보다는 조금 가까운 옛날, 박정희가 한강 다리를 막고 해병대를 동원해 서울을 장악했을 때..
전방에 포진해 있던 압도적 병력을 가진 1군이 박정희를 진압해 줄 것이란 희망에 매달렸던 사람들이 있었다.

전두환이 서울 병력과 공수여단들을 몰아 서울을 장악했을 때..
서울 주변의 나머지 9공수여단이 전두환을 진압해 줄 것이라 믿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위의 희망들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현실적인 희망이었다.
그러나 역사는 뒤틀린채 흘러갔고 지금은 '만약'이라는 부질없는 가정으로만 남아있다.

경험으로 익힌 다른 기억도 물론 가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의결됐을 때 그것이 '흐름'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우리가 들었던 촛불은 우리 손으로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었다.

하지만 그 기억이 벅차면서도 아픈 이유는
그런 경험이 말도 안되게 드문 일이라는 것, 그 경험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 때문이다.

지금 한나라당과 정부, 한노총, 경총이 복수노조 2년 6개월 유예, 전임자 Time-off 실시 6개월 준비기간을 야합한 상황에서..
민주당과 민노당, 민주노총이 무엇인가 해줄 것을..
이 파렴치한 선택이 '흐름'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결국 이렇게 흘러가고 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맥없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들이 이런 소망을 이뤄 준 기특했던 기억이 내겐 없기 때문이다.

야합과 때맞춰 무너져주는 센스를 보인 철도노조의 모습도
결국 지금의 "흐름"을 돌이킬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지..

수십년 전 일본 노동운동이 갔던 길을 절묘하게 뒤 밟아 가는 것만 같아 쓸쓸하다.


Posted by 無逸
좋아하는 시2009. 12. 8. 07:14



싯푸른 하늘이

꿈처럼

희게 갈라지고

대리석도 노랗게

빛이 났었죠

휘청 솟구치는

길을 따라

아득히 그대에게

달려 갔었죠

나란히 앉아

종일

사탕만 만지작

거렸군요

밤은 퍽 깊어

말이 없었죠

사랑했지만

기억

하나요

생일만

축하했죠

 



자작시도 좋아하는 시에 올려도 될지.. ㅋㅋ
지난 2000년 1월 7일에 지금은 아내가 된 그녀에게 적어줬드랬습니다..
대학원 도서관 대리석이 유난히 노랗게 빛나던 날이었습니다.
1000일 선물로 줬는데.. ㅎㅎㅎ
지금 보니 창피해서 눈뜨고 읽을 수가 없네요

Posted by 無逸
책/Giorgio Agamben2009. 12. 7. 18:35



GIORGIO AGAMBEN의

「목적 없는 수단」의 첫 부분에 보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모든 생명체에 공통되는 살아있다는 사실을 뜻하는 조에(ZOE)와

한 개인이나 집단에 고유한 살아가는 방식이나 형태를 의미하는 비오스(BIOS)라는

단어가 구별되어 사용되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단순히 먹어서 지탱되는 것에 불과한, 목숨을 부지하는 삶은 ZOE,

'더 나은' 의미를 찾으며, 행복에 부여되는 삶은 BIOS라는 것이겠지..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 매달려 있는 노동은 ..

ZOE를 위한 것인가 BIOS를 위한 것인가?

 
GIORGIO AGAMBEN은 이를 정치의 문제로 논하고 있지만,

노동과 정치를 도저히 떼어놓을 수 없는 요즘..

노동이 규정짓는 나의 삶은 ZOE인가 BIOS인가 ...

?


Posted by 無逸
좋아하는 시2009. 12. 7. 16:59


 





 


"You know better than I"


이집트의 왕자2에서 요셉이 감옥에 갇혀 있는 장면에서 나온 노래.
David Cmpbell이라는 사람이 불렀다는데..

드림웍스 '이집트 왕자2'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에서 나온
가장 깊이 마음에 와 닿는 노래였던 것 같다.

오랫만에 찾아서 들어봤는데..
여전히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느낌.

온전히 포기하고 완전히 하나님을 인정하는 최고의 고백.



가사 ..

녹취자에 따라 여러 버전이 있지만..
내겐 이렇게 들린다.


I thought I did what's right. I thought I have the answers.

I thought I chose the surest road. But that road brought me here.

So I put up a fight. And told You how to help me.

Now just when I have given up, the truth is coming clear.

You know better than I. You know the way.

 I've let go the need to know why. For You know better than I.

If this has been a test I cannot see the reason.

But maybe knowing I don't know is part of getting through.

I try to do what's best. And faith has made it easy to see the best thing I can do is put my trust in You.

For You know better than I. You know the way.

I've let go need to know why. For You know better than I. 

I saw one cloud and thought it was a sky.

I saw a bird and thought that I could follow.

But it was You who taught that bird to fly.

If I let You reach me, will You teach me.

For You know better than I. You know the way.

I've let go the need to know why.

I'll take what answers You'll supply.

You know better than.



 

 

Posted by 無逸
노동과 법2009. 12. 5. 16:16

2006년 9월 11일 상황과 무엇이 다른가..

이기적 욕망과 집착 이외에 무엇이 남아있나..
그것이 어떻게 대의와 명분으로 포장될 수 있는가..

옳은 것 보다는 돈 몇 푼이 값진 파렴치한 시대..
옳은 것에 대한 고민이 웃긴 짓으로 무시되는 시대..
이런 합의문에 이름 석자 올리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시대..




전임자․복수노조 제도개선 관련 노사정 합의문


 오늘 노사정 대표는 노조 전임자 급여와 복수노조 규제 문제에 대해 적인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수차례의 협의와 토론 끝에 일궈낸 이번 합의는 노사 모두 각자의 이해관계 고리에서 벗어나 지난 13년간 미루어왔던 숙제를 해결한, 우리나라 노사관계 발전의 큰 전환점입니다.

 특히, 이번 합의는 어려운 경제여건을 타개할 출발점이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노사정 모두가 우리 노사관계의 현실을 고려하여 고심 끝에 내린 결단입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선진 노사관계의 틀을 갖추게 될 것이며, 진일보한 노사관계는 경제사회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리의 노동운동은 변화될 것입니다. 경영의 투명성도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이제 노사정은 온 국민의 열망이자 당면 현안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번 합의가 새로운 노사관계를 이끌어 내고, 21세기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노사정 합의 사항이 산업현장에 연착륙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노사정은 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 개정 등 제반조치가 조속한 시일내에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며, 합의정신이 산업현장 전반로 확산되어 건강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다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노사정 합의사항

 가. 노동조합 전임자 급여금지 제도와 관련하여, 중소기업의 합리적인 노조활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사 교섭․협의, 고충처리, 산업전 등 관련 활동에 대해 사업장 규모별로 적정한 수준의 근로시간 면제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 위와 관련된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노사정이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 시행령에 반영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2010년 7월부터 시행한다.

 나. 근로자의 단결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설립
규제는 폐지하되, 이에 따라 야기될 수 있는 부작용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섭창구는 단일화한다.

   ○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절차, 교섭 비용 증방안 등을 노사정이 협의하여 시행령에 반영하고, 산업현장 교육․지도 등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을 두고 2012년 7월부터 시행한다.

 다. 복수노조 교섭단위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

   ○ 소수 노조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교섭대표 노조에게 공정대표 의무를 부여한다.

2009. 12.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장 석춘
한 국 경 영 자 총 협 회 회장  이 수영
노          동          부    장관  임 태희


Posted by 無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