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와 기계2009. 3. 3. 20:20

제목: 키보드 베젤(팜레스트 부위) X60/60s용 X61/61s용 비교
작성자: 돌쇠4
등록일: 2008-01-21 16:48
조회수: 1110
키보드 베젤(팜레스트 부위) X60/60s용 X61/61s용 비교

키보드 베젤 오른쪽 비교 사진입니다. 위가 X61/61s입니다^^ 적외선 포트가 제거되고, 발열을 낮추기 위한 구멍들이 뚫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포트 인디케이터가 음각으로 바뀐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발열 조절 구멍을 자세히 보기 위해 위에서 다시 한 번 찍어봤습니다.

왼쪽면 사진입니다. 포트 인디케이터가 음각으로 바뀐 것 외에는 다른 점이 없습니다.

표면에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X60/60s용 베젤의 표면이 더 거칠군요.. 시험 삼아 손톱으로 긁어보니.. 표면이 거친 쪽이 스크레치에 강한 것 같습니다.. X61/61s용에 긁힘이 살짝 남았습니다.. ㅡㅜ

뒤집어봤습니다. 오른쪽이 X61/61s입니다. X60/60s용은 지문인식기가 없는 모델용이므로 지문인식기 장착 여부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금속 방열판 배치와 트랙포인트 버튼 부위 플라스틱 성형이 달라졌습니다. 무게는 X61/61s쪽이 살짝 가볍군요.. 저울이 없어서 손으로 들고 무게를 느껴봤습니다^^
뒷북입니다만.. ^^;
X61s를 구한 김에 키보드 베젤을 분리해봤습니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X60/60s용 키보드 베젤과 비교해봤습니다.
서로 교체해서 장착할 수 있을만큼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접사가 안되는 캠코더로 사진을 찍어서 사진이 흐릿하지만 열심히 찍었으므로 양해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ㅎㅎ

마지막 사진.. 아주 흔한 방바닥이죠? ㅎㅎ
Posted by 無逸
도구와 기계2009. 3. 3. 20:19

제목: ssons님이 무료로 보내주신 옥스브리지 무선키보드, 무선마우스 세트
이름: 돌쇠4
등록일: 2008-08-04 13:33
사본_사본_P08072~1.JPG (170.3 KB)
사본_사본_P08072~2.JPG (128.1 KB)

박스 신품을 보내주셨습니다.. 배송료까지 직접 지불해주셨네요 ㅜㅜ
이런 개봉만 해 본 새 물건을 "NIB"이라고들 하죠^^



유선으로 연결한 사진인데요, 무선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돌쇠4  이준희 입니다.

요즘 이래 저래 매냐님들께 신세만 지고 지내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은 얼마 전 ssons님께서 보내주신 무선키보드를 여러분들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쓰던건데.." 키감도 "찐득하다"라고 말씀하시며 보내주신 옥스브리지 무선키보드, 마우스 세트입니다.
쓰던거라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완전 새거였습니다!

XP운영체제에서 별도의 드라이버 없이 바로 인식됐습니다.
딜레이 없이 마우스와 키보드 입력이 모두 순조롭게 잘 되구요.

키보드의 키감은 ssons님은 "찐득"하다고 하셨는데..
그 표현도 적절한 것 같구요 ㅎㅎ
제가 느끼기에는, 적절한 구분감과 반발력이 있는데
눌리는 깊이가 얕고, 눌린 뒤에 러버돔의 물컹한 느낌이 조금 남아서 ssons님이 그렇게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오타 없이 충분히 빠른 타이핑이 가능했습니다.

마우스는 보기보다 작지만, 묵직합니다.
무선 사용시에도 움직입 좋고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느낌은 키보드보다 마우스가 더 훌륭하더군요.

2미터 정도 거리에서도 아주 감도가 좋았습니다^^

이런 좋은 녀석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친절을 베풀어주신 ssons님께 감사드립니다.
ssons님 어머니의 회복을 간절히 바랍니다.

ssons님께 도움 받은 사실을 매냐님들께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급하게 사용기 형식으로 올려봅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사진이 흐린 점을 양해 바랍니다.
지병인 수전증까지 겹쳤습니다 ㅡㅜ

덥지만 개운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無逸
도구와 기계2009. 3. 3. 20:19

제목: 자작 키캡리무버와 타일랜드산(KB-7953)과 중국산(KB-9910) 넷피니티 비교
이름: 돌쇠4
등록일: 2008-06-24 11:17

안녕하세요!!
맨날 초보이기만한 돌쇠4입니다.

맴브레인 키보드 중에서는 발군의 키감을 자랑하는 넷피니티들을 분해해봤습니다.
넷피니티'들'이 된 이유는.. 타일랜드산(KB-7953)과 중국산(KB-9910)을 분해해봤기 때문입니다.
타일랜드산이 키감이 더 우수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여론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수박 겉핥기 같지만 한 번 훑어봤습니다.



먼저.. 제 키캡리무버를 소개합니다^^ ㅎㅎ
수첩의 책갈피 줄을 잘라내서 묶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해본건데 의외로 키캡이 상하지도 않고 잘 뽑히더라구요.
저의 리무버로 타일랜드산 넷피니티의 키캡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손바닥이 쭈글쭈글하게 나왔네요^^;;;;
바닥은 뽀로로 쿠션 매트랍니다~ 크롱의 한쪽 눈이 보이는군요!




리무버를 키보드 위에 올려놓고 찍어봤습니다.
키보드매니아에서 리얼86 공동구매를 하면서, 돈주고는 사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리무버가 두개나 생기는 바람에..
사진에 나오는 녀석은 버렸습니다*^^*
필요하면 또 어느 수첩이나 버리는 책에서 잘라내면 되니까요 ㅎㅎ
키보드 왼쪽 위의 넷피니티 로고는 지금은 떼어냈습니다. 로고를 떼면 푸른색 또는 은색의 양각 IBM 마크가 나온답니다. 이녀석은 푸른 로고를 품고 있더군요!
리얼86은 잠시 보관 모드입니다.




윗판을 들어낸 모습입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전형적인 러버돔이 보입니다.
위가 타일랜드산, 아래가 중국산입니다.
타일랜드산과 중국산은 키보드를 분리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산은 하판에 나사가 있는 반면, 타일랜드산은 키캡을 뽑아내야 나사가 나옵니다. 평면상 나사구멍의 위치는 같습니다.
겉모양도 중국산은 하판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지만, 타일랜드산은 들어간 부분 없이 묵직하게 두꺼운 몸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키캡과 러버돔은 완벽히 호환이 가능합니다.




상판을 분리해서 뒤집어찍어봤습니다. 플라스틱 성형의 완성도를 비교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래가 타일랜드산, 위가 중국산입니다.
중국산은 키캡을 뽑아내지 않고 상판을 분리해서 키캡이 그대로 있습니다.
플라스틱 성형의 완성도는 타일랜드산이 월등히 우수했습니다.




타일랜드산 키보드의 러버돔과 그 아래 금속 보강판을 자세히 보기 위해 찍어봤습니다.
러버돔 위쪽으로 흔히 '철판'이라고 부르는 금속 보강판을 볼 수 있습니다.
타일랜드산이 중국산과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이 위의 금속 보강판입니다.
무게를 더욱 무겁게 하는 것은 물론, 특유의 안정감 있는 키감을 만들어내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중국산과 타일랜드산 둘을 놓코 두들겨보면..
러버돔의 반발력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타일랜드산이 더 안정감 있고 쫀득하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주관적이죠^^

이상 간단한 비교기를 마치겠습니다.

이 비교사용기는 잠시 넷피니티를 배신하고 IBM M-13으로 쓰고 있답니다.
옆방에서 주무시는 마나님이 깨실까봐 조마조마하지만 경쾌한 클릭음이 방안에 가득합니다^^

새벽이네요^^;; 오늘도 정말 기쁘고 신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제가 키보드매니아에 올린 글을 옮겨왔습니다.

Posted by 無逸
도구와 기계2009. 3. 3. 20:18

제목: 맴브레인 키보드[IBM KB-0225, Netfinity(KB-9910), SEM-DT35] 키감 비교
이름: 돌쇠4
등록일: 2008-04-08 13:17

IBM KB-0225 영문각인, Netfinity(KB-9910) 한글각인, 삼성 SEM-DT 35를 모두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원래 Netfinity(KB-9910) 중국산을 쓰다가, 얼마전 시장정보에서 옥여사의 정보를 얻어서 IBM KB-0225 영문각인을 구입해 일주일간 사용해보았습니다.
지난 주말에 회사에 굴러다니던 SEM-DT35를 발견하고 주워다가 키캡 분해하고 전체 세척한 후에 오늘 아침부터 회사에서 쓰고 있죠^^
나름 맴브레인 세계에서는 좋은 키감으로 호평이 있는 편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
세가지를 모두 사용해보니 각각 특징이 있군요.
아쉬운 것은 모두 중국산이라, 타일랜드산 넷피니티, 국산 DT 35에는 조금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는 녀석들이라는 점입니다만.. 제 주관적인 느낌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DT 35로 쓰고 있습니다.

◆ 키압 : DT 35 > KB-0225 > KB-9910
DT 35가 키압이 가장 높은 것 같습니다. 물론 같은 해에 생산된 제품을 같은 시점에 타건해 본 것이 아니라 비교가 정확할 수는 없지만, Netfinity가 가장 가볍고 부드러운 키감을 가진 것 같습니다.

◆ 구분감 :  KB-9910 > KB-0225 > DT 35
클릭시 구분감은 Netfinity가 가장 탁월했습니다. Netfinity를 쓰다가 KB-0225를 처음 타건하는 순간 구분감이 전혀 없지 않나 하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한 이틀 KB-0225를 써보니 나름의 구분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답니다. 그런데 DT 35를 써보니 KB-0225보다 구분감이 분명하지 않군요.

◆ 깊이 :  KB-9910 = DT 35 > KB-0225  
자로 재어본 것은 아닙니다. 다만 넷피니티와 디티는 깊이 눌리는 느낌이 있는데 KB-0225는 상대적으로 깊이가 낮아서 앞의 키보드들을 두드리다가 KB-0225를 두드리면 다소 눌리다 마는 듯 한 느낌이 듭니다. KB-0225의 깊이가 낮은 것이 구분감이 적게 느껴지는 이유인 듯도 싶습니다.
KB-0225와 넷피니티의 키캡은 상호 호완이 가능하고 키캡의 모양도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깊이가 다른 것은 기보드 밑판의 성형이 다르고, 러버돔의 모양과 재질이 다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러버돔을 비교해보면 넷피니티 쪽이 KB-0225보다 투명도가 높고 날씬한 러버돔이 붙어있습니다.

◆ 키캡의 성형과 각인 상태 :  KB-9910 > KB-0225 > DT 35
아시다시피 Netfinity와 KB-0225은 키캡이 상호 호환됩니다. 키캡 안쪽 파트넘버도 모두 동일하죠. 그런데 자세히 비교해보면 재질과 성형에 미묘한 차이점이 보이구요. 코팅 없는 각인이지만 글자의 각인 상태도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잘 설명은 안되는데 Netfinity의 키캡이 다소 무겁게 느껴지고 표면의 돌기 입자가 더 굵습니다. KB-0225은 질감이 가볍고 인쇄상태도 옅어보이죠. 다만 글자체와 크기는 완전히 동일합니다. DT 35의 키캡이 가장 싼티가 납니다^^; 만져보니 쉽게 번들거릴 거 같기도 하구요 ㅎㅎ

◆ 키캡 고정 상태 : KB-0225 >  KB-9910 = DT 35
키캡이 가정 견고하게 고정되는 것은 KB-0225인 것 같습니다. 키보드 상판에 깊이 들어가 있기 때문인 것 같구요. 키가 눌리는 깊이가 낮은 것과도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Netfinity와 DT 35는 키캡이 상하 좌우로 다소 흔들리는데.. 특히 Netfinity는 키캡이 흔들리면서 짤깡 짤깡 소리가 납니다.
Netfinity 키캡이 흔들리는 소리는 느낌이 의외로 나쁘지 않습니다. 분명한 구분감과 함께 산뜻한 느낌을 준다고 할까.. 그렇습니다.
DT 35는 그런 느낌을 주지는 않구요.. 그냥 키캡이 상하 좌우로 적당히 여유있게 흔들립니다.
세가지 모두 흔들리는 느낌이 불쾌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 소음 : DT 35 >  KB-9910 > KB-0225 클릭시
맴브레인이지만 DT 35가 사용시에 가장 큰 소음이 나는 것 같습니다. 키캡이 흔들리는 소리와 키캡이 기보드 케이스 상판과 부딪치는 소리 때문 인 것 같습니다. 넷피니티도 소리가 요즘 나오는 맴브레인 치고는 작은 편은 아니지만 비교시 DT 35보다는 조용하군요. KB-0225가 키캡 고정 상태가 견고하고 깊이가 낮은 만큼 상당히 정숙한 타이핑이 가능하죠.

◆ 조립 완성도 :  KB-9910 = KB-0225 > DT 35
조립 완성도는  KB-9910과 KB-0225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케이스를 강하게 눌렀을 때 삐걱거리거나 하지 않구요. 네 모서리 모두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케이스의 성형 상태도 우수합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Netfinity쪽이 좀 더 나은 듯 하구요.
DT 35도 나름대로 조립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지만 강하게 누르면 다소 삐걱거림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앞의 두가지와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구요.. 상판과 하판이 15개의 나사로 촘촘히 조여져 있을 정도로 견고한 조립상태를 가지고 있답니다.

이상.. 글도 조잡하고 사진도 없지만 키보드의 비교사용기를 마치겠습니다.
키감이라는 것이 늘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제가 워낙 막손이기 때문에 평가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다른 의견들이 있을실거라 생각됩니다만.. 아 돌쇠의 생각은 저렇구나 하는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관심 가지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無逸
좋아하는 시2009. 3. 3. 20:13

제목: '별똥'이라는 시 다들 보신 적이 있으시죠?
이름: 돌쇠4
등록일: 2007-10-19 12:55

정지용 님의 시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문득.. 어릴 때부터 마음에 두었던 일들을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다가..

전에 보았던 시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다가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이젠 다 자랐소

                  - 정지용
Posted by 無逸
삶과 생각과 일2009. 3. 3. 20:11

제목: 류지태 교수님을 기억합니다
이름: 돌쇠4
등록일: 2008-07-21 11:10

그냥 넋두리 입니다.
개인적인 기억이고.. 객관성도 없고..
제 블로그니깐.. 조금 끄적여도 괜찮겠죠?

전 경제단체에서 노동관련 법제 분석과 정책 개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전공이 사회법이라 나름 전공을 살리는 셈이죠..
직장 일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격증이라... 노무사 2차시험에 응시했었습니다.

행정쟁송법이라는 과목이 있는데..

시험 보는 내내 류지태 교수님이 생각이 나더군요..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문제 푸는 내내 선생님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서 힘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부임하시고 첫 학기에 개설하셨던 특강 과목이
행정구제법이었습니다. 바로 행정쟁송법이죠.

특강 때 쓴 노트는 아직도 보관 중입니다.
그 때 들은 특강으로 각종 대학원 입학시험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행정쟁송법 분야는 그 노트로 해결했었습니다.
지금은 오래돼서 써먹을 수 없지만요..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기억은 어느 여름 오후 10분 정도입니다.

범울터에서 류지태 교수님 교과서를 읽다가 이해가 안돼서 연구실로 여쭤보러 갔었습니다.
설명 듣고 나오는데 불러 세우시더니 와락 끌어안으시는겁니다.

"힘들수록 열심히 해야해!!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우린 늘 열심히 해야해!!"

귀에 대고 말씀하시곤 등을 몇 번 두드린 후에 눈을 찡긋 하시면서 오른손을 불끈 쥐어보이시더군요..
왜 열심히 해야하는지는 말씀 안하셨지만..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정말 놀라울만큼 엄청난 양의 논문과 책을 쏟아내시는..
쿨한 듯하면서도 고집있는 분이셨습니다.

선생님은 절 기억 못하시겠지만.. 저는 귓가에 남은 카랑 카랑한 목소리를 잊지 못합니다.
졸업하면 꼭 뵈러 가려고 했었는데.. 세월만 보냈습니다.

지난 학기에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선생님의 기억이 일생을 가겠죠..

오늘은 퇴근하는 길에 선생님께서 마지막 남기신 행정법신론 책을 사야겠습니다..
절판되기 전에.. 선생님의 정신을 품고 싶습니다.





Posted by 無逸
옛 일들2009. 3. 3. 20:10

                          

제목: [펌]밥드시러 6.25 참전하신 아버지 ㅎㅎ
이름: 돌쇠4
등록일: 2008-06-26 15:00
※ 요즘 얘기가 많다는 다음 아고라에서 나야나님의 글을 펐습니다.
    읽으신 분 많으시겠지만.. 재밌고 뭉클하게 읽어서 매냐님들과 함께 읽고싶어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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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집에 같이 살고 계신 저희 아버지는 올해 연세가 78세 되셨습니다.

이분은 6.25 참전 용사 입니다.


몇년전 상영했던 "태극기 휘날리며"란 영화를 전 아버지와 같이 봤습니다.

그 영화를 참 감동 깊게 감상을 하고 이런 영화를 참전용사이신 아버지와 같이

본다는 것도 저한테는 영광이라면 큰 영광이었고 또 아버지에게 진한 향수와

감동을 전하기 위해서 였죠


영화가 끝나고 박수도 간간히 들려 왔고 눈물을 훔치시는 분도 계셨다고 생각

했습니다. 전 촉촉히 젖은 아버지의 눈망울을 보려고 극장 출구에서 아버지와

눈을 마주 쳤습니다. 그러나...


저희 아버지 별 반응도 없으시고 눈가에 이슬은 고사하고 어떻게 보면 쓴웃음까지

짓고 계시더군요


"아버지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영화 잘 만들었죠"

저의 물음에 아버지는


"지랄하고 있네, 영화란게 원래 공갈이지만 참 공갈 많이 친데이"

"언 넘이 저리 고개 빳빳이 쳐 들고 총 쏜다 카노?"


저희 아버지는 휴전 되기 8개월전에 군에 입대하셔서 가장 치열 했다던 휴전

막바지 서부전선 전투에 임하셨더 분입니다. 바로 태극기 휘날리며의 마지막

전투신이 아마도 아버지가 참전하신 전투 정도가 되겠죠.

영화를 보고나서 아버지의 싸늘한 감상평에 저 또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5학년 아들녀석이 6.25에 대해 물어 보길래 할아버지에게 여쭤보라고 했습니다.

6.25의 산 증인 이시니 가장 정확한 답변을 해주실거라 했죠.

그리고 전 아버지에게 넌지시 부탁을 했습니다.

"아버지 애들한테 들려주시는 얘기니까 좀 뭐하지만 감동적으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참전한 전투도 아니지만 전 제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의 활약상을 들려줄수 있는

사실에 혼자 흐뭇해 했습니다.


"젤 기억에 남는 전투는 어디였어요? 영화에서 보면 밤에 백병전도 하고 그러던데"

뭔가 기억을 되살리시던 아버지

"전투고 지랄이고 구디 파는거 밖에 기억 안난다"

"구디요?"

"구덩이.. 참호.. 하여간 주먹밥 하나 주고 밤새 구디 파놓면 여기 아니라카고 딴디로
옮겨서 또 가면 또 구디 파라카고. 구디 다 파놓으면 또 잘못 왔다고 옮기고..
내가 판 구디 다 합치면 지금 지하철 하나는 팠을 끼다"


내심 제가 의도했던 얘기가 아니라 전 조금 당황해서

"아버지 총 쏜 얘기 해달라고요 전투 얘기요"

다시한번 기억을 더듬으시더니

"구디 안에서 있다가 폭탄 떨구면 가만 쪼그리고 있으면 되고 그담에 북한군이 몰려올라오면
고개 한번 내밀고 방향 잡고 머리 구디 안에 파묻고 총만 내밀고 쏘는기라
어데로 쏘는 지도 몰라 그냥 쏘는 기라 6개월 총을 쐈는데 내 총에 맞은놈이 있는지 몰라..."


아무리 현실적인 얘기도 좋지만 이런 얘기 하실때는 흔한 말로 구라가 조금 들어가도

되는데 너무 고지식한 아버지..


전 마지막 히든카드로 조국과 가족을 위해 참전하시게 된 동기를 물었습니다.

너무나 융통성 없으신 아버지


"밥 먹으로 갔다"

"네?"

"전쟁통에 먹을건 없고 굶어 죽나 총 맞아 죽나 군대가면 밥 준다케서 갔다"

전 생각했습니다.

원고지 10매 내외로 좀 감동적이고 스펙타클한 전쟁 얘기 지어서라도 아버지 한테

써 드려야 겠다고...


제가 중3때라고 기억합니다. 윤리 과제 중 하나로 조상님들 중에 위대하신 분들을

조사해오란 과제가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인터넷이다 뭐다해서 참고할 자료가 많지만

그때는 달랑 족보 하나 가지고 찾았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눈에 띄는 벼슬을 한 분이 안계시더군요 그래서 전 16절지 시험지에

딱 두줄 썼습니다.


31대손 - 할아버지 - 농부
32대손 - 아버지 - 6.25 참전용사


사실 이분들이 저에겐 젤 위대한 조상 아니겠습니까..

20점 만점에 5점 주더군요 ㅋㅋㅋ.


비록 아버지가 말씀은 멋 없게 하셨지만 전 아버지의 6.25 참전이 자랑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하신말씀이 있습니다.


"전쟁에서 죽은사람은 말이 없어...그래서 전쟁에서 산사람은 더 말이 없어야 하는 기라"



Posted by 無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