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생각과 일2014. 4. 29. 09:54

 

 


4월 16일에 제주에 출장을 갔습니다.

 

제주경영자총협회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강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안개가 많아서 인천공항에서 많은 항공기가 결항했고,

김포공항에서도 출발시간이 많이 지연됐습니다.


제가 탄 비행기도 30분 가량 늦게 출발했죠.


마침 그 날 제가 제주도에 갔다는 것까지도 예사롭지 않게 여겨질 정도로

그 날 다들 잘 아시는 큰 일이 있었습니다.


공항에 들어갈 무렵, 학생들은 다 구조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때마침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로 공항이 북새통이어서

잠시 옛날 생각도 하고, 참 애들은 시끄럽다는 생각도 하고,

애들이 다 구조됐다니 2명이 사망했다지만 그나마 큰 사고치고는 다행이다..

하는 생각을 하며 비행기를 탔죠.

 

남해 바다에 들어서기 전 남쪽 어느 동네 하늘 사진입니다.

 

 

 

 


제주 공항에 내리니 택시 기사님께서

사고 소식 들었냐고 묻더군요.

다 구조했다면서요? 했더니, 그게 아니라 실종자가 많아지는 분위기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일 마치고 오후에 돌아오는 길에

계속 창 밑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혹시라도 구름 사이로 배들이 보이나 해서였죠.


간혹 한 척씩 배들이 흰 물결을 남기면서 가는 모습이 보였지만,

사고 현장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비행기가 진도 상공으로 나는지 어떤지 저는 항로도 잘 모릅니다.

 

 

 

 

 

잔뜩 날이 흐렸는데,

구름 위는 저리 밝더군요.

그 시간에 배 안은 얼마나 칠흙같이 어두웠을까요..

비행기 타고 돌아오는 내내

자꾸 이상해지는 제 마음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배꼽잡는 얘능 프로그램이라도 잔뜩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은 기쁘기 어려운 시절인 듯 합니다.


구조도 제대로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몰인정하고 매마른..

자식을 잃은 사람의 절박함을 공감하지도 못하는 소위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

온 국민을 상대로 더 슬프고 더 우울하기를 강요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린 이미 충분히 슬프고 절망스러운데요.


구름 위 사진은 제 폰 바탕화면으로 쓰는데,

볼 때마다 우울하네요.


아래는 그 날 오후 하늘에서 찍은 무심한 하늘 사진입니다.

 

 

올해도 4월은 잔인하네요 ...

 

 

 

 

 

 

 

 

 

 

 

Posted by 無逸
삶과 생각과 일2012. 4. 26. 10:28

 

 

 

 

 

 

이제 조금씩 456GT 탈락의 아픔을 잊어가고 있습니다.

 

4월 25일

어제 부산에 출장을 갔답니다.

출장 목표는 범내골역 근처에 있는 모 기관...

 

부산에 모처럼 가는데 뭘 먹을까 조금 생각해봤죠.

 

전에 부산역 근처에서 먹었던 밀면은 생각보다 그냥 그랬던 기억이 있었는데,

부산이 고향인 회사 동료가 돼지국밥을 권하시더군요.

 

제주도에서 먹어본 고기국수가 아주 훌륭했던 기억이 있어서

반가지만...

유명하다는 쌍둥이 돼지국밥집은 대연역 근처라서

범내골역에서 너무 멀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검색해본 결과 범내골역 한 정거장 옆인 범일역에

허영만 화백의 작품인 "식객"의 무대가 되었던 돼지국밥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마산식당이었습니다.

 

마침 비도 오고..

뜨끈한 돼지국밥 먹기에는 괜찮은 날이었습니다.

 

범일역 10번출구에서 나와서 인도 따라서 곧바로 걸어가면 왼편에 있습니다.

A가 목적지입니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15분 경.

국밥은 모두 6,000원이었습니다.

 

객이 아니라 주변 분들인 듯한 손님들이 많이 있더군요.

사람이 많아서 익숙하게 다른 손님과 합석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왠 아저씨와 한 상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ㅎㅎ

 

주문 후 약 2~3분만에

받아본 돼지국밥은 ....

 

 

 

 

 

대수롭지 않은 시장통 국밥 모양새인데...

비게가 붙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있다는 것 정도가 차이가 있더군요.

 

첫인상은 조금 그냥 그저 그런..

맛은.. 돼지 특유 냄새 없이 고소한 국물이 괜찮았습니다.

 

상에 보이는 부추 무침과 새우젖을 넣고

후후 불면서 후루룩 소리 내며 먹으면

국밥 먹는 맛이 제대로 나죠 ㅎㅎ

 

원래 내공 있고, 정직한 방법으로 맛을 낸 음식은

첫술에 눈이 번쩍 뜨일만한 자극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기국물인데도 텁텁하지 않고,

먹고나서도 부담없는, 잡내 없고 고소한 고기의 맛이 기억에 남는 수수한 국밥이었습니다.

 

빈 반찬그릇 두 개가 보이는데 김치와 깍두기를 덜어먹을 그릇입니다.

밥을 말지 않고 따로 주는 따로국밥도 있더군요.

꼭 먹어봐야할 맛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한 끼 든든하게 먹었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한

괜찮은 맛이네요.

 

 

 


 

한참을 두리번 거려서

허영만 화백의 서명을 찾아냈습니다^^

잘 안 보이는 곳에 덩그러니...

 

하트에서 일가를 이룬 화백 다운 포스가 풍기는 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

 

 

마산식당 방문기였습니다.

 

 

 

Posted by 無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