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에 제주에 출장을 갔습니다.
제주경영자총협회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강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안개가 많아서 인천공항에서 많은 항공기가 결항했고,
김포공항에서도 출발시간이 많이 지연됐습니다.
제가 탄 비행기도 30분 가량 늦게 출발했죠.
마침 그 날 제가 제주도에 갔다는 것까지도 예사롭지 않게 여겨질 정도로
그 날 다들 잘 아시는 큰 일이 있었습니다.
공항에 들어갈 무렵, 학생들은 다 구조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때마침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로 공항이 북새통이어서
잠시 옛날 생각도 하고, 참 애들은 시끄럽다는 생각도 하고,
애들이 다 구조됐다니 2명이 사망했다지만 그나마 큰 사고치고는 다행이다..
하는 생각을 하며 비행기를 탔죠.
남해 바다에 들어서기 전 남쪽 어느 동네 하늘 사진입니다.
제주 공항에 내리니 택시 기사님께서
사고 소식 들었냐고 묻더군요.
다 구조했다면서요? 했더니, 그게 아니라 실종자가 많아지는 분위기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일 마치고 오후에 돌아오는 길에
계속 창 밑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혹시라도 구름 사이로 배들이 보이나 해서였죠.
간혹 한 척씩 배들이 흰 물결을 남기면서 가는 모습이 보였지만,
사고 현장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비행기가 진도 상공으로 나는지 어떤지 저는 항로도 잘 모릅니다.
잔뜩 날이 흐렸는데,
구름 위는 저리 밝더군요.
그 시간에 배 안은 얼마나 칠흙같이 어두웠을까요..
비행기 타고 돌아오는 내내
자꾸 이상해지는 제 마음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배꼽잡는 얘능 프로그램이라도 잔뜩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은 기쁘기 어려운 시절인 듯 합니다.
구조도 제대로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몰인정하고 매마른..
자식을 잃은 사람의 절박함을 공감하지도 못하는 소위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
온 국민을 상대로 더 슬프고 더 우울하기를 강요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린 이미 충분히 슬프고 절망스러운데요.
구름 위 사진은 제 폰 바탕화면으로 쓰는데,
볼 때마다 우울하네요.
아래는 그 날 오후 하늘에서 찍은 무심한 하늘 사진입니다.
올해도 4월은 잔인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