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생각과 일2010. 12. 13. 13:59




지난주 금요일 밤에 1박 2일로

흔히 말하는 "BURAL"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갑봉, 대훈, 재희, 찬호, 현준.. 함께한 친구들의 이름입니다.

저도 잘 모르는 제 소년기를 기억해주는 남자들입니다.


우리가 죽기 전에 우리끼리 밤새 모여 놀 수 있겠느냐는

어느 친구의 넋두리가 계기가 되어

다들 객기를 부린거죠.

호들갑만 떨고 오지 않은 넘들은 별도로 뒤끝있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10여 명의 친구들 중 마나님들이 허락해주신 6명이 모였습니다.

태안반도 바다 건너의 남당리 라는 곳의 어느 팬션에 집결했는데..

저는 교회 사랑방 닫는 예배 마치고

서울에서 10시가 좀 넘어 출발하여 12시 30분 경에 도착했습니다.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므로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출발할 때 딸아이와 아내에게 입을 맞추고 길을 나섰습니다^^;;


홍성 IC를 나온 시간이

12시 10분 경이었는데 깜깜한 길에 다니는 차도 한 대 없더군요.

중간에 찻길에 죽어 있는 맷돼지 시체 하나.. 식겁했습니다. TV뉴스 보도를 눈으로 확인했죠.

길을 가로질러 펄럭이는 폐 하우스 비닐 조각에 또 한 번 식겁하며

빨리 가야겠다는 일념하에 좁은 길을 마구 밟아 가고 있었습니다.


남당항을 지나 남당리 방향으로 좌회전을 했는데...

중앙분리대로 길이 나눠져 있더군요.

근데.. 가다 보니 중앙분리대가 제 오른쪽에 있는겁니다.


뭐지.. ??

길이 참 이상하게 생겼다.. 하면서 가고 있는데.

정면에서 자동차 라이트가 점차 다가오더니 저를 획 지나쳐 가면서

"빵"하고 한 번 울려주고 가더군요.

순간 무려 1Km 이상을 역주행하고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ㅋㅋ


경적 울려준 차 운전자와 저만 아는

야밤의 역주행 사건이었습니다.


오른쪽에 놓인 중앙분리대를 보며 그냥 뭐지? 하고 넘긴 것을 생각하면

제정신이 아니었던 듯 합니다.


다음 좌회전 길에서 간신히 제 차선으로 넘어가기는 했습니다만

야밤에 좁은 길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잘못하면 다음날 있었던 큰 딸 서연이의 유치원 발표회를 보지 못할 뻔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밤길 운전..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Posted by 無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