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작년 6월 27일에는 너에게 편지를 썼었는데,
올해 6월 27일에는 편지를 못썼어.
너를 계속 떠올리는게 잘하는건지 알 수 없고,
마음 속에 담아두고 그렇게...
없는 상황에 익숙해져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되고.
네 딸들은 잘 지내.
셋 다 어쩜 그렇게 엄마를 닮았는지..
너를 이제 잊으려고 해도 그 아이들을 보면 곧바로 너를 생각할 수밖에 없더구나.
형이 다 얘기 했지? 새 형수님도 아이들한테 참 잘 하시더라.
너도 기쁠거야.
우리 딸들도 잘 지낸다.
가끔 아내랑 네 얘기도 하고.
내 눈엔 우리 애들이 더 예뻐보이는걸.
사람이 있고 없고 상관 없이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고, 다들 살아가고,
너는 가끔 떠올리는 기억속에서나 웃는구나.
그래도 3년은 아직 널 잊기에는 너무 짧아.
교회에 오가는 골목,
어릴 때 너 살던 집, 네 방 창문 밑은 아직도 여전하고,
그 때 같이 라면 먹고 뒹굴던 친구들은 다들 엄마 아빠가 돼가는데,
그 가운데 너만 없는 풍경은..
휴.. 언제 익숙해질 수 있을까?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있어.
내년에는 네 생각을 올해보다 훨씬 덜 할꺼야.
섭섭해 하지 마 녀석아.
그러는게 맞으니깐.
난 건강할거다.
자식...
2008년 늦든 겨울..